세무기장을 꼭 맡겨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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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기장”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사업자를 크게 4가지 분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매일 아침 신문에 주가가 공개되는 KOSPI와 KOSDAQ 상장 기업이고, 전체 약 2,000개의 회사가 있다.
두번째는 매년 공인회계사에게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외부 회계감사 대상기업이며, 전국에 약 2만 5000개 정도가 존재한다. 회계사들이 매년 회계감사를 수행하고 그 보고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공개된다. 오랜기간 회계사들의 좋은 수익원이였만, 현재 회계사 숫자가 2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회계사 1명당 2개의 회사도 할당되지 않는 수준이여서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되었다. 실무상 첫번째와 두번째 분류의 회사 대부분은 일정 규모 이상의 회계법인에 일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세무기장의 고객이 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세번째로는 상장이 되었거나 외부 회계감사 대상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회계장부를 작성하는 회사이다. 회사 내부에 경리팀이나 회계팀이 존재하여 일상적인 회계 및 세무처리는 자체적으로 대부분 처리하므로 평소에 세무기장 서비스를 의뢰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 (일부 회사의 경우에는 세무사무소와 별도의 자문계약을 통해 평소에도 회계와 세무관련 자문을 의뢰하기도 함) 다만, 연 1회 법인세나 소득세 신고시에는 반드시 외부 전문가에게 확인을 받도록 법적으로 강제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그 때 세무사무소를 통해서 조정계산서라는 신고서 작성 업무를 진행한다.
끝으로 자체 경리팀이나 회계팀이 없는 상당수의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가 존재한다. 이 분류에 속하는 개인사업자가 약 500만에서 600만개 정도 되고, 법인사업자가 약 70만개 정도 된다고 한다. 이들이 바로 세무기장의 주요 고객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회계와 세무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까? 크게 2가지로 나눠지는데, 직접 하거나 세무사무소(세무법인/회계법인, 이하 “세무사무소”로 통일하여 지칭)에 맡기거나 보통 둘 중 하나이다. 이 부류의 회사는 대부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표자가 직접 회계 프로그램을 익혀서 신고하는 경우도 많고 때때로 총무 역할을 맡고 있는 직원 1~2명이 회계와 세무 업무도 도맡아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세무사무소에 업무를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사업자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일까? 정답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각자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직접 회계와 세무 업무를 챙기는 것에는 커다란 함정이 존재한다. 바로 시간과 노력이 너무나 많이 투여될 수도 있는 것이다. 회계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차변과 대변이라는 용어가 마치 외계어처럼 느껴져 여러 날을 공부해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을 것이다. 세무 일정은 챙겨야 될 것도 너무 많고,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가산세와 연결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업 초기에 무엇보다 내 사업 그 자체에 온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사업의 결과물인 회계와 세무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반대로, 장점 또한 존재한다. 내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자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에, 그 사업자가 만약 회계와 세무 지식이 충분하다면, 누구보다도 훌륭한 장부 작성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하게 정리된 장부는 사업의 성과를 측정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세무사무소에 업무를 맡기는 경우는 어떠한가? 위에서 설명한 장단점의 정확히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장점은 세무사무소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내 살림살이를 남에게 맡기다 보니 회계와 세무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바로바로 경영에 필요한 수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단점이 분명한 경우에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현대 시대의 트렌드를 고려해 볼 때, 조심스레 회계와 세무업무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문성이다. 회계와 세무업무는 끊임없이 변한다. 예전에 학교에서 공부했을 때의 지식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그 사이에 바뀐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일반 사업체의 대표가 사업도 하면서 이러한 것까지 하나하나 챙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작년에 이렇게 했으니깐 괜찮겠지, 십 년간 이렇게 해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수천 만원의 가산세를 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1년 간 사업을 하면서 챙겨야 하는 회계와 세무 업무 스케쥴은 어마어마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데드라인을 놓칠 수 있다.
세무사무소에 일을 맡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은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을 실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세무사무소에 찾아가 상담해 보아라! 나는 이런 이런 월결산 자료가 필요합니다! 나는 매주 매출채권 리스트를 받고 싶습니다! 나는 매일 자금일보를 수령하고 싶습니다! 등등 사업자가 필요한 경영정보는 수도 없이 많다. 필요한 서비스를 세무사무소와 상담해 보아라. 자신의 니즈를 이해해 주는 세무사무소만 찾아간다면 그들은 반드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추가 수수료는 뒤따르겠지만, 그에 따른 효익이 수십배, 수백배 아니 수천배나 된다면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